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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와이브로' 세계표준 쾌거...갈 길 아직은 멀어

-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와이브로 IMT-2000 표준으로 채택
- 해외시장 개척에 긍정적인 영향, 하지만 음성통화 등 산적해야 할 문제도 산적

[이데일리 박지환기자] 한국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와이브로(WiBro)가 3세대(G) 이동통신의 여섯번째 표준으로 채택됐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파총회는 18일(현지시각) 와이브로를 포함하는 모바일 와이맥스(Mobile Wimax) 표준을 ITU의 IMT-2000표준의 하나로 채택키로 결의했다.

`제3의 통신회선'으로 불리는 와이브로는 대용량의 데이터통신이 가능한 모바일 IP 서비스로 기존 전화망보다 네트워크 구축비용이 저렴하다. 또 현존 이동통신 기술중 최고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구현할 수 있으며, 다른 이동통신망과 비교해도 전송속도나 전달거리 등에서 우위에 있다.

이번에 표준으로 채택된 모바일 와이맥스는 기본적으로 와이브로의 제품규격(프로파일)과 국내 표준규격에 기반하고 있다.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폭만 약간 다를 뿐이다. 때문에 제품규격이 동일하고 상호 호환이 가능하다.

◇국내 관련 업체, 해외시장 개척에 긍정적

와이브로가 ITU의 3G 국제표준의 하나로 채택됨에 따라 주요 시장인 미국은 물론이고 유럽 시장 확보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지지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전 세계적으로 글로벌 로밍이 가능한 IMT-2000용 주파수 확보도 매우 용이해졌다.

유선통신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아프리카 등 해외시장에서는 CDMA-2000이나 W-CDMA보다 경제적인 망설계와 구축이 쉽다는 점에서 각광받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와이브로 시장도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스프린트넥스텔은 내년 4월 와이브로는 상용 서비스 제공을 계획하고, 일본과 이탈리아는 내년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와이브로 단말기를 선보인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LG전자, 포스데이타, 중소업체 등 국내 제조업체들도 해외시장 진출 기대감이 커졌다.

세계 최초로 와이브로에 차세대 인터넷 주소체계인 IPv6 기술을 탑재한 시스템을 개발한 KT의 해외기술 수출 가능성이 밝다.

KT는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무선 초고속인터넷 사업권 확보를 위해 ACCA네트웍스―NTT도코모 컨소시엄(이하 ACCA 와이어리스)에 전략적 제휴 파트너로 참여키로 했다.

◇세계 시장 주도권 잡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아직 많아

하지만 와이브로가 세계에서 사용되는 보편적 기술이 되고, 한국이 이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잡기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한국은 세계 최초로 와이브로 상용화에 성공했지만 정작 아직까지도 국내 와이브로 서비스 보급이 더디게 진척되고 있다. 국내시장이 활성화 돼야 이를 통해 기술을 축적하고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와이브로 서비스가 같은 3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HSDPA와 치러야만 하는 경쟁이 쉽지도 않다.

SK텔레콤(017670)과 KTF(032390)가 모두 수조원 단위의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HSDPA서비스 활성화에 나서고 있지만 이와 경쟁관계인 와이브로 투자는 부족, 활성화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와이브로 서비스 지역도 KT(030200)가 서울과 수도권으로 한정되고 있으며, SK텔레콤고 서울 일부 지역에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보편화를 위해서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또 어떻게 음성을 지원하고 기존 이동통신 서비스와 합리적 절충점을 도출할 것인지는 와이브로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한국이 당면한 과제이다.

소비자들이 와이브로 서비스와 HSDPA 서비스의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하는 상황에서 음성통화기능이 탑재되지 않은 와이브로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이에 따라 와이브로 가입자는 KT의 경우 9월말 기준으로 6만7000명에 불과하고 SK텔레콤은 1만명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와이브로 서비스가 세계시장에서 통용되기 위해서는 국내 시장에서 단말기, 통신장비 등의 관련 기술을 개발해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음성 등 다양한 서비스를 미리 테스트해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만 한다”고 말했다.